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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음악이야기

브릿팝의 교과서 Blur 완전 해부 (역사, 멤버, 명곡)

by crave80 2025.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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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를 대표하는 브릿팝 밴드 중 하나인 블러(Blur)는 영국 음악사의 흐름을 바꿨습니다. 그들의 음악을 단순한 록음악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도 저는 이들의 음악을 명확하게 어떤 장르인지 혹은 어떤 스타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은 락밴드의 구성이고 전형적인 락송도 만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쉽사리 락밴드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물론 이들의 장르를 브릿팝이라고 합니다. 브릿팝도 록의 장르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브릿팝이란 이름이 '브리티시 모던록'에서 태어난 것입니다. Blur라는 아리송한 밴드의 역사와 구성원, 그리고 대표곡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Blur가 왜 브릿팝의 ‘교과서’라 불리는지를요.


Blur의 시작과 브릿팝의 탄생 (역사)

Blur는 1988년,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 출신의 데이먼 알반(Damon Albarn), 그레이엄 콕슨(Graham Coxon), 알렉스 제임스(Alex James), 데이브 로운트리(Dave Rowntree)로 이루어진 밴드입니다. 밴드 결성초기에는 Seymour라는 밴드명으로 활동했지만, 기획사 권유로 Blur로 이름을 바꾸고 데뷔 앨범 Leisure(1991)을 발표했습니다. 영국앨범차트 7위에 오르며 산뜻한 출발을 합니다. 

초기에는 매드체스터, 슈게이징 스타일에 영향을 받은 사운드였지만, 2집 Modern Life Is Rubbish(1993)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브리티시 모던록 스타일로 방향을 잡습니다. 이는 당시 그런지록이 대유행이었던 미국 음악에 대한 영국식 대응입니다. 이 앨범을 통해 블러는 ‘영국적인 것’을 고집하며 밴드의 정체성을 정립하였습니다.

1994년 발표한 Parklife는 드디어 영국앨범차트 1위를 달성하며 (영국 내에서) 120만 장을 판매하여 정상급 밴드가 되었습니다. 타이틀곡 ‘Parklife’ 외에도 ‘Girls & Boys’와 같은 명곡들이 넘쳐나는 앨범입니다. 연주곡이 포함되어 있지만 무려 16곡이나 수록되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앨범입니다. 오아시스와 함께 브릿팝 전성기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1995년은 굉장히 재미있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Blur의 싱글 [Country House]와 Oasis의 싱글 [Roll With It]이 같은 날 발매됩니다. 두 곡의 차트 전쟁은 영국 음악사에 대형이벤트로 남게 됩니다. 이 전쟁에서는 블러가 승리하였지만, 이후 오아시스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과 같은 밴드로 성장하면서 그야말로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밴드가 됩니다. 두 밴드의 운명은 이제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개성 넘치는 멤버 소개

Blur가 단순한 밴드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었던 건 각 멤버들의 독특한 개성과 역할 덕분입니다. 프런트맨 데이먼 알반은 음악적 천재로 불리며, 작곡, 작사, 보컬은 물론 다양한 악기를 다루며 Blur의 핵심인물입니다. 이후 고릴라즈(Gorillaz)를 결성하여 두 살림을 모두 성공시킵니다.

기타리스트 그레이엄 콕슨은 들음직스러우면서도 먹음직스러운 Blur 특유의 톤을 만들었습니다. 브릿팝 중에서도 가장 인디 감성이 짙은 기타 사운드입니다. 주관적인 표현이지만 기타 소리가 참 맛있게 들립니다. 적절한 표현은 아니지만 제 느낌은 이러합니다. 하지만 음악적 견해 차이로 2002년 밴드를 탈퇴합니다. 이 Blur의 재결성 시 다시 합류했습니다.

베이시스트 알렉스 제임스는 무대 위에서 존재감이 드러납니다. 패션 감각도 뛰어나 데이먼 알반과 함께 여성팬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습니다. 드러머 데이브 로운트리는 마치 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 같은 절제된 연주로  밴드의 음악을 안정시켜 줍니다. 밴드 생활과 법률 공부를 병행했다고 합니다.


시대를 관통한 Blur의 명곡들 (명곡)

Blur의 명곡들을 통해 그들의 음악 세계를 훑어보면,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한 흔적이 많습니다.

1994년 발표된 ‘Girls & Boys’는 일렉트로닉 하고 댄서블 한 트랙으로, 당시 클럽문화와 청춘의 혼란을 표현했습니다. 같은 해 발표된 ‘Parklife’는 영국 중산층의 일상을 재치 있게 조롱하며, Blur 특유의 사회적 시선을 보여줍니다.

1997년 발표한 ‘Song 2’는 Blur의 팬이 아니어도 누구나 들어봤을 곡입니다. 유명 축구 PC게임의 BGM으로 쓰인 곡이기도 합니다. 브릿팝에서 한참 벗어난 공격적이고 얼터너티브, 펑크 사운드이며 템포도 꽤 빠른 곡입니다. 계속 이런 곡을 만들면 좋겠다는 참으로 간사한 생각을 들게 합니다. 이 곡은 미국 시장에서도 성공하며 Blur도 Oasis와 나란히 월드클래스밴드가 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들은 ‘Tender’, ‘The Universal’, ‘Beetlebum’과 같은  멜로디가 아름답고 대중적인 요소가 다분한 곡들입니다. 특히 ‘Tender’는 Blur의 따뜻한 면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마치 복음성가를 듣는 느낌이며 이들의 음악적 성장과 성숙함을 가득 담은 곡입니다.


결론: 브릿팝의 정신을 잇는 전설

Blur는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 상당히 큰 밴드입니다. 물론 데이먼 알반의 수려한 외모도 한 몫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음악은 은 본토인 영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나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서도 굉장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초창기의 음악스타일은 통통 튀는 어린 대학생들의 음악처럼 신선했습니다. 점차 무르익는 그들의 음악은 서서히 중독되기 딱 좋은 흡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음악은 상당히 차분하고 진지합니다. 마치 우린 더 이상 철없는 청년들이 아닐세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밴드가 앨범을 내서 수십 년간  같은 색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대단합니다. 그러나 Blur처럼 풋풋한 시기엔 풋풋함을 점잖은 시기에  점잖음을  보여주듯 자신들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팬들에게 드러내는 것 같은 음악의 여정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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