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ween은 파워메탈의 아버지
Helloween은 1985년에 데뷔앨범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총 16장의 앨범을 발매한 대표적인 파워메탈밴드입니다. 파워메탈의 아버지 격인 밴드입니다. 독일출신의 밴드이지만 모든 곡은 영어 가사입니다. 유럽은 물론 미국이나 아시아에서도 상당히 인기가 많은 밴드입니다. 특히 일본에 열광적인 팬들이 많고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매우 높은 밴드 중 하나입니다.
Helloween은 크게 두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컬이 한 차례 교체되었기에 그 전후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Micheal Kiske는 1993년까지 5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이후
Andi Deris로 교체되어 1994년부터 2015년까지 10장의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2021년에는 마이클 키스케와 앤디 데리스가 함께 참여하여 Pumpkins United라는 명목아래 [Helloween]이라는 셀프타이틀로 16번째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참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전 보컬과 현 보컬이 동시에 Helloween의 멤버가 된것입니다. 마치 전 처와 현 처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중년 남편의 느낌이 아닐까요? 서로 어색해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았을까요? 참으로 쓸데없는 생각입니다.
Helloween 과의 첫 만남.
Helloween의 첫 보컬인 키스케는 후임 보컬 앤디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동기간도 적고 앨범을 발매한 수도 절반뿐입니다. 그러나 Helloween의 전성기는 키스케시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시기가 파워메탈을 비롯한 각종 메탈음악의 전성기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한 인기밴드였습니다. 그들의 전설적인 록발라드 A Tale That Wasn't Right는 당시 록마니아가 아니어도 몇 번은 들어봤을 곡입니다. 그 곡이 바로 키스케의 곡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온갖 록발라드를 모아 편집앨범을 유행처럼 발매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수십 종의 록발라드 편집앨범이 나왔으며, 급기야 데쓰메탈 편집앨범까지 나오는 신기한 현상도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말입니다. 그 모든 편집앨범에 A Tale That Wasn't Right 은 반드시 포함되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록발라드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Helloween을 처음 접한 것은 보컬 교체 후 앤디의 첫 앨범인 [Masters of the rings]입니다. 당시 중학교에 다니던 저는 막 메탈에 입문하던 시기였고 주로 X Japan이나 Bon Jovi를 즐겨 들었습니다. 내 생애 Helloween의 첫 곡은 [Sole Survivor]였습니다. 곡이 시작되고 1초 만에 나의 첫 느낌은 시원함, 후련함이었습니다. 모든 악기파트가 시작부터 질주합니다. X Japan과 Bon jovi의 곡들을 많이 들었지만 Helloween의 곡에서 처음으로 제 머리가 앞 뒤로 절로 움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생애 최초로 제가 헤드뱅잉을 한 것입니다. 보컬이 터져 나오면서 멜로디는 친숙하다 못해 만화주제가와 같은 느낌까지 있었습니다. 이후 Helloween의 앨범은 발매될 때마다 꼬박 구입했습니다. 새로운 보컬인 앤디의 지분이 밴드 내에서 점차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수록곡 중 앤디가 작곡한 곡들이 특히 좋았습니다. 그래서 전 키스케의 Helloween보다 앤디의 Helloween이 더 좋습니다.
Helloween 과의 추억.
Helloween의 공연을 아직 본 적은 없습니다. 내한 공연을 몇 차례 가진 것으로 알고 있으나 아마도 제가 음악에 열정이 많이 식은 후의 일이라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딱히 Helloween 과의 추억은 없습니다만 하나 생각나는 것은 있습니다. 저는 30대를 체코 프라하에서 살았습니다. 2015년에 새 앨범을 발매한 Helloween은 제가 살던 시내 중심의 대형 레코드샵에 팬사인회차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당연히 찾아갔습니다. 비록 보컬인 앤디는 오지 못했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방문하여 체코팬들에게 성의껏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소심한 30대 아저씨인 저는 멀리서 지켜봤습니다. 왜 싸인을 받으러 그들에게 다가가지 않았는지 지금생각해도 이해가 안 됩니다. 사인도 받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면 지금 이런 글에서 자랑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