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 Jovi 와의 첫 만남
제가 중학생시절 생애최초로 구입한 해외 앨범은 라이온킹 OST였습니다. 당시에 디즈니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작품을 보고 감동하여 OST까지 구입하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로 구입한 앨범이 Bon Jovi의 [crossroad] 앨범입니다. 영화사운드트랙은 음악에 집중하기보다는 영화의 여운을 간직하려 구입하였다 치면 Bon Jovi의 앨범이 저의 생애최초 해외 음반인 셈입니다. 역시나 친구가 추천해 주었고 아무런 정보도 없이 테이프로 구입하여 들어보았습니다. 이 앨범이 Bon Jovi란 밴드의 베스트앨범인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포장을 뜯은 후 속지의 소개글을 읽어보니 베스트앨범이었고 신곡이 2곡 담겨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rock의 r자도 모르던 중학생이 Bon Jovi의 베스트앨범을 들은들 뭐가 좋았겠습니까. 신곡이었던 Always만이 어디선가 몇 번 들어보았던 록발라드였지 다른 곡들에선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기억에 남았던 곳은 첫 곡이었던 Living' on a prayer정도였습니다. 별생각 없이 서너 번을 반복해서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첫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정주행을 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Bon Jovi의 crossroad의 모든 수록곡이 귓속으로 쏙 들어오는 날이 있었습니다. 귀가 트였다고 해야 할까요? 베스트앨범이라 당연한 것이지만 모든 곡이 가슴 깊이 파고들더니 내 머릿속을 뒤흔들어 놓은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그날이 저에겐 역사적인 첫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록마니아로 다시 태어난 날이었을 것입니다.
Bon Jovi 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베스트 앨범만 몇 번을 반복해서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이미 5장의 앨범을 발매한 후에 선곡한 베스트 앨범이었습니다. 근데 당시에는 기존의 5장의 앨범을 찾아 들을 생각은 못했습니다. 록마니아로서 첫 발을 내딛고 커피인지 구정물인지 마셔봐야 알 수 있는 그런 초급자였습니다. 기존의 앨범을 구입할 돈과 시간이 부족한 것도 이유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베스트 앨범 테이프가 늘어날 정도로 즐기다가 일 년 정도가 흐른 1995년 Bon Jovi의 새 앨범 [These days]가 발매됩니다. 당연히 시중에 풀리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새 앨범의 첫 싱글이었던 This Ain't a Love Song에 흠뻑 빠졌습니다. 멜로디가 아름다운 발라드가 유독 좋았습니다. 록마니아의 초창기에는 누구나 발라드부터 찾을 것 같습니다. 대학생 2학년이 된 2000년 Bon Jovi는 다시 새로운 앨범 [Crash]를 발매합니다. 그 유명한 It's my life가 담긴 앨범입니다. Bon Jovi 는 팬이 된 이후로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습니다. 이후 군에 입대한 시절에도 한 장의 앨범을 발매하고 적당한 간격으로 꾸준히 앨범을 만들어준 고마운 밴드입니다. 2024년에도 16번째 정규앨범이 발매되었습니다.
Bon Jovi 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킵니다.
한때지만 잠시 Bon Jovi를 멀리 한 적도 있었습니다. 록마니아가 아니어도 즐겨 듣는 히트곡들이 많고 우리나라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 해외밴드였기에 멀리 한 것이었습니다. Bon Jovi는 록 초보자들이나 듣는 음악이라 치부했습니다. 록음악의 세계로 빠져든 이후 자연스레 여러 밴드들의 다양한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Bon Jovi로 시작하여 점차 더 헤비하고 매니악한 록음악 쪽으로 빠져드는 것이 보통의 패턴일 것입니다. 프로그레시브 록, 데쓰메탈, 90년대 유행하던 그런지록, 거기에 랩코어니 누 메탈 등 더 폭발적이고 강력한 음악을 찾게 되니 Bon Jovi의 음악은 시시하다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감히 그들의 음악이 촌스럽다고까지 외쳐대며 젊은 밴드들의 극단적인 장르의 음악을 찾기만 했던 시절도 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시절 밴드부 활동을 하며 악기를 연주하고, 어설프게나마 Bon Jovi의 곡을 연습할 무렵 선배들과 Bon Jovi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이미 졸업하신 선배들 중 프로로서 이미 몇 장의 앨범도 발매한 경력이 있는 홍대에서 꽤 이름을 알린 밴드의 멤버도 있었습니다. 그 선배들은 한결같이 Bon Jovi의 위대함을 극찬하였습니다. 나 홀로 속으로 초보 리스너를 위한 밴드라 여겼던 것이라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