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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음악이야기

브라질 메탈의 자존심 Sepultura (루츠, 문화, 저항)

by crave80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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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ultura 밴드로고

 

 

Sepultura는 브라질 출신의 대표적인 헤비메탈 밴드입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활동하여 미국에서만 앨범 총 누적판매량이 300만 장, 전 세계적으로 2,000만 장 이상 판매한 대형밴드입니다. (이들의 음악적 성향과 출신국가등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판매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헤비메탈, 스래시메탈을 넘어 브라질 전통문화와 사회적 메시지를 음악에 녹여내며 자신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1996년에 발매한 이들의 최고의 역작 루츠(Roots) 앨범은 세계 메탈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Sepultura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앨범 후 밴드의 핵심멤버인 막스 카발레라가 탈퇴합니다만..)

루츠: 브라질 전통과 메탈의 융합

Sepultura의 음악에서 가장 돋보이는 특징 중 하나는 브라질 전통 리듬과 악기의 적극적인 도입입니다. 이들은 1996년 발표한 앨범 *Roots*에서는 폴리리듬과 타악기의 비중이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이 앨범은 브라질의 원주민 부족과 직접 협업하며 녹음된 트랙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전통 타악기와 메탈 기타의 강렬한 리프가 결합된 새로운 스타일의 메탈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Ratamahatta"는 그 대표적인 예로, 원시적인 드럼 비트와 특유의 브라질 전통 창법이 더해져 에너지를 폭발시킵니다. 이들의 브라질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잘 드러난 앨범이었습니다. 당시 메탈계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문화적 융합이었기에, 세계 각지의 평론가들은 세풀투라의 음악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이들의 곡들은  '브라질'이라는 정체성을 상징하는 도구의 역할로 충분했습니다. 또한 이 앨범은 브라질 내에서 메탈 음악의 대중화를 견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후배 밴드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Roots*는 지금도 브라질 메탈 사운드의 정점을 대표하는 걸작입니다. 비록 이 앨범에서부터 이들의 노선은 정통 스래시메탈에서 뉴메틀로 방향을 살짝 틀었다고 볼 수 있기에 팬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제가 상당히 아끼는 앨범이기에 이들의 노선변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문화: 브라질의 역사와 정체성 반영

Sepultura의 음악은 단지 사운드에 그치지 않고 브라질 사회와 역사에 대한 진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밴드 이름인 '세풀투라(Sepultura)'는 포르투갈어로 ‘무덤’을 뜻하는 단어로, 초기에는 죽음과 고통, 전쟁 등 어두운 주제를 주로 다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주제는 점차 브라질의 식민지 역사, 빈곤, 인종차별, 부패 등 사회적인 문제들로 확장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Refuse/Resist"와 "Territory"가 있습니다. 이 곡들은 브라질뿐 아니라 전 세계 억압받는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강렬한 저항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헤비 한 사운드와 함께 날카로운 사회비판적 가사로 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곡의 뮤직비디오에서는 80년대 동아시아의 민주화 시위장면이 많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Sepultura는 MTV를 포함한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를 통해서도 브라질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비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문화적 행동가’로서의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그 결과 Sepultura는 음악만으로 평가되어도 훌륭한 성과를 이룬 밴드이지만 음악 외적으로도 브라질 청년 문화의 상징, 브라질을 넘어 남미를 대표하는 밴드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정체성은 특히 남미와 북중미를 비롯한 유럽, 아시아에서도 강한 공감을 얻으며 세계적인 밴드가 된 것입니다.

 

Sepultura의 최고 앨범, Roots

저항: 사회비판과 메시지를 담은 대표곡들

Sepultura의 곡들은 항상 강하고 날카로운 사회적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그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입니다. 앞서 언급한 "Refuse/Resist"는 단순히 반항적인 사운드가 아닌 체제에 대한 명확한 거부 선언이며, "Territory"는 국가 간 분쟁과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가사들은 청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며 단지 음악을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 ‘음악을 통한 저항’이라는 개념을 전달합니다.

또한 "Arise"와 같은 초기 곡들에서는 죽음, 전쟁, 종교의 위선을 비판하는 내용을 통해 냉소적인 현실 인식을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Sepultura는 시대에 따라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도 항상 사회 속 개인의 고통과 분노, 저항의지를 음악적으로 승화시켜 왔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단지 듣는 음악이 아닌, ‘느끼고 사유하는 음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Sepultura가 단지 브라질 출신 메탈밴드에 머물지 않고, 전 세계 다양한 청중에게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1990~2000년대 청년층에게는 자신들의 분노와 고민을 대변해주는 밴드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그들의 공연에서는 "투쟁"과 "자유"라는 테마가 뜨겁게 울려 퍼지며 팬들과 강력한 유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Sepultura는 단순한 헤비메탈 밴드를 넘어 브라질 문화, 사회, 역사 속에서 울려 퍼지는 저항과 자부심의 목소리를 대표합니다. 그들의 음악은 문화적 깊이와 사운드적 실험을 조화롭게 담아내며, 전 세계 메탈 팬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Sepultura의 음악을 통해 메탈의 새로운 세계와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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